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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331 온유·ㅇㄱㄱ, 반전의 연기돌…의심해서 미안해요

[이미영기자] 이렇게 잘 해낼 줄 몰랐다. 샤이니 온유와 이기광이 '반전' 연기력으로 존재감을 입증했다.

안방극장 아이돌의 연기 도전은 더 이상 새롭지 않다. 연기돌의 존재감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연기돌'이라는 수식어가 미안할 정도로 안정감 있는 연기를 선보이는 이들도, 캐스팅 1순위로 꼽히는 대세들도 많다. 주연 자리를 꿰찬 아이돌은 더 많아졌고, 주요 캐릭터를 소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연기돌'에 대한 불신과 편견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민폐를 끼친 연기자들도, '발연기'로 혹평 받던 연기돌도 많이 보아왔다. '굳이 왜 연기돌을 캐스팅 했을까'라는 의심부터 먼저 생긴다. 일반 연기자들보다 연기돌에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미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 온유와 MBC 월화드라마 '몬스터'의 이기광에도 기대보다는 우려가 먼저 실렸다. 아이돌의 밝고 통통 튀는 이미지를 살려 소화할 수 있는 1차원적인 캐릭터와는 거리가 멀었다. 깊은 연기가 필요했다. 그랬기에 두 사람이 보여준 연기는 기분 좋은 반전이었다.  

샤이니 온유는 '태양의 후예'로 첫 정극 연기에 도전했다. 김은숙 작가에 송혜교와 송중기의 만남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게 세팅된 '태양의 후예'였다. '구멍 연기'는 용납될 수 없었고, 온유를 지켜보는 시선은 날카로웠다. 

흉부외과레지던트 1년차 이치훈 역을 맡은 온유는 기대 이상의 연기를 보였다. 이치훈은 레지던트 1년차 의사다운 풋풋함을 가진 동시에 직업에 대한 사명감으로 고뇌하는 인물. 초반 보여준 연인에 대한 애정이 넘치고 생기발랄하고 장난기 넘치는 이치훈은 기존 온유의 이미지와도 잘 부합했다. 



이치훈은 그러나 마냥 가벼운 인물은 아니었다. 의료봉사를 떠난 우르크에서 난관에 봉착했다. 그는 절제절명의 위기에서 환자를 놓아버렸고 자신을 책망했다. "그러고도 의사냐"는 환자의 냉소 어린 눈빛은 그를 더 힘들게 했다. 온유의 연기가 돋보인 것은 이 때부터다. 인간의 나약함과 죄책감 사이에서 고뇌하는 모습, 반성과 괴로움의 감정들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지난 30일 방송에서는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기 속에서도 환자를 돌봤고, "아깐 좀 의사 같던데"라는 말에 마음의 짐을 털어낸 듯 눈물을 펑펑 쏟았다.

물론 아직 온유의 연기는 100% 완벽하지 않다. 정확하지 않은 발성이 아쉽고, 표정 연기가 어색할 때도 있다. 그러나 온유가 진정한 의사로 발돋움하는 성장통을 섬세하고 자연스럽게 그려냈다는 평에는 이견이 없을 듯하다. 아직은 미완성인 캐릭터에 예민한 표현력과 유연함으로 존재감을 입증했다. 


(생략)


온유도, 이기광도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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