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ride

Everybody 앨범 평론


무대와 함께 즐기세요
SM 소속의 가수가 새로운 무대를 선보이고 나면 꼭 빠지지 않는 단어가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SMP'가 그것이다. 'SMP' 'SM Performance'의 약자로, SM 특유의 무대 연출 및 퍼포먼스 형식을 모두 내포하는 단어이다. 하지만 이렇게 SM 가수들의 상징이 되어버린 SMP가 항상 환영 받았던 것은 아니다. 일반 대중은 물론이고, 일부 팬들까지도 SMP를 난해하다고 평가하며 '제발 내 가수만큼은' 이라는 마음으로 달게 보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렇게 양날의 검과 같은 SMP를 필두로 내세워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가수가 있었으니, 바로 샤이니이다.


샤이니가 SMP를 본격적으로 시도한 것은 약 1 6개월의 공백기를 깨고 발매한 4번째 미니앨범 'Sherlock'이었다. 'Clue' 'Note'를 짜임새 있게 엮어 만들어낸 하이브리드 리믹스의 곡 'Sherlock'을 통해, 샤이니는 무대 위에서 그간 보여 주지 않았던 폭발력을 갖춘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보여 주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잘 만들어진 한편의 뮤지컬을 보는 것 같았다. 곡이 아닌 무대로 샤이니는 잊혀져 가던 자신들을 대중의 뇌리에 강하게 각인 시켰고, 자신들이 놀라운 수준으로 발전했음을 여과없이 보여주었다. 물론, SMP를 입에 담지 않더라도 완벽한 완성도를 자랑하는 '' 자체와 태민의 보컬 소화 능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도 한 몫 했음은 틀림없다. SM 가수들의 곡이 모두 그렇지만, 특히 샤이니의 곡은 무대를 함께 볼 때 그 매력이 배가 된다. 곡에 대한 기대감을 얹고 시작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곡만 들었을 때 머릿속으로 상상하던 모습이 무대 위에서 재현 되는 데에서 오는 시각적 놀라움이 큰 역할을 한다. 거기에 곡 속에서 비어있던 파트가 무대 위에서 퍼포먼스로 채워질 때의 경이로움이란. 샤이니만의 전략적인 방식으로 곡이 무대로 인해 완성되는 것이다.

 

그래도 곡은 지켜야 하는 이유
이렇게 한편의 뮤지컬과 같은 퍼포먼스는 '샤이니'라는 이름처럼 그들을 무대 위에서 빛나는 별로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이 경계해야 할 것 또한 그들의 퍼포먼스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다시피 그들의 음악은 무대 위에서 완성된다. 이 말은 다시 돌려 생각해보면, ''만으로는 빈 구석이 다소 느껴진다는 뜻이다. 그간 SM 가수들의 곡을 듣다 보면 보컬 없이 화려한 비트로 무장한 파트를 심심치 않게 마주하게 된다. 이른바 춤을 위한, 댄스 브레이크 구간이다. 댄스 브레이크 구간은 요즈음 댄스 가수라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사용한다. 노래가 듣는 것 만이 아니라 시각적인 향유물로써 변화된 시대의 흐름 때문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SM은 이를 과하게 사용하는 편이다. 소녀시대의 'I GOT A BOY'가 의외의 혹평을 받았던 것도 이에서 기인한다. 퍼포먼스를 과하게 의식한 나머지, 정작 중요한 곡의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이다.


다행히 샤이니는 아직 이를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Sherlock (셜록)'에서 'Dream Girl', 'Why So Serious?'까지 대중성을 갖춘 완성도 있는 곡을 만들어 왔다. 이번 앨범의 'Everybody'도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지난 세 곡에 비해 공백이 많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퍼포먼스를 유난히 의식했으니),

이만하면 SM의 다른 곡들에 비해 훌륭한 수준이라고 생각된다. 지금까지 좋은 곡들을 뽑아 왔으니,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그룹이다. 참고로, 민호는 랩을 하지 않는 것이낫다. 이번에 랩이 아닌 제대로 된 보컬 파트를 소화했는데, 'Hello' 때에 비해 음색도 많이 좋아졌고 훨씬 더 안정적이다. 랩 실력이 어떻고를 떠나, 억지로 랩파트를 집어 넣을 필요는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이번 곡에서 처럼

 

 

SM을 가장 먼저 선도하는 샤이니.

SM 출신의 가수들이 한번은 겪어야 한다고 여겨지는 과정이 있다. 바로 SMP이다. SM Performance의 약자인 SMP SM만의 고유한 스타일의 무대를 말하는데, 사회 비판적인 가사에 무겁거나 웅장한 사운드, 그리고 강렬한 군무가 포함 된 것이다. 사실 SMP SM을 대표하는 하나의 장르(?)이지만, 그것을 싫어하는 팬들도 많았다. 그래서 샤이니 SMP를 한다는 소문이 돌았을 때는 제발 그러지 말아 달라고 애원한 팬들도 있었다.

 

이렇게 SMP가 어떤 특정한 무대 형태를 말하고 있지만, 대중들에게 SMP는 딱딱 맞아 떨어지는 군무가 있는 음악을 나타내는 의미로 널리 통용되고 있기도 하다. 어떤 정의를 내이든지 하여간 SM SM만의 특별한 스타일인 군무를 계속 발전 진화 시켜온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이런 무대의 힘을 가장 잘 보여준 것이 샤이니의 셜록 무대였을 것이다. 그때 이후로 SMP는 원래 정의를 넘어서 SM이 잘하는 군무 형태의 무대를 통칭해도 아무런 위화감이 없게 되었다. 그만큼 샤이니가 보여준 무대는 SM이 내놓은 가장 최신판의 SMP라는 대표성을 가질 만한 무대였기 때문이다.

 

노래 또한 샤이니가 최근 SM 스타일을 가장 먼저 시작 했다고 볼 수 있다. 샤이니의 셜록은 ‘Clue’라는 곡과 ‘Note’라는 곡이 합쳐진 형태로서 이 같은 시도의 성공은 이후 더 발전하여 소녀시대 ‘I Got a Boy’를 만들어 냈다. 물론 ‘I Got a Boy’의 반응은 소녀시대의 네임벨류를 생각해 볼 때 좀 아쉬운 부분이 있었으나, 침체기에 있었다고 여겨지는 2012년을 넘어 2013년을 SM의 전성기로 만드는데 손색없는 시작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가장 최근에 공개된 샤이니의 Everybody를 보면, 샤이니가 SM에서 가장 최신의 실험들을 한 것을 볼 수 있다. 무대는 스토리를 중시하면서 군무와 독무가 섞이고, 아크로바틱한 요소까지 추가된 무대 안무의 종합판을 보여주는 것 같다. 핵심은 이 안에서 스토리를 중시한다는 것이다. 노래가 메시지를 전하는 것처럼, 안무는 또 안무 나름대로 스토리를 전달하고 있다. 

 

노래 또한 후렴구 부분에 변주를 주면서 전페적으로 곡이 입체적인 효과를 만들도록 구성됐다. 이 변주 때문에 곡이 죽는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지만, 어땠든 그 변주가 곡을 뻔하지 않게 그리고 독특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분명하다.

 

SM의 가장 막내였던 샤이니가 어느새 SM에서 가장 최신의 음악과 무대를 펼치는 그룹이 된 것을 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그들이 이런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이 5명들의 실력이 뒷받침 되었기 때문일 것이며, 그러므로 샤이니는 앞으로도 가장 유행에 민감한 그러면서 동시에 이후에 나올 SM가수들의 음악과 무대를 예측해 볼 수 있는 일종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