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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de

Misconceptions of Me 앨범 평론


[텐아시아] 상반기 결산요주의 10음반

 

<Why So Serious?> – The Misconceptions of Me>

아이돌 그룹이 두 장짜리 정규앨범을 내놓다니! 이건 분명 하나의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뭘 의미할까? 현존하는 보이밴드 중 최고의 대세를 점하고 있다는 것을 물량으로 보여주는 것일까? 지난 2월에 나온 3집의 1부 〈DreamGirl – The Misconceptions of You〉는 컨템퍼러리 밴드라는 지향점에 걸맞게 팝적인 노선을 취했다. 새 앨범은 전작과 달리 매곡에서 무게감이 느껴진다. 1부가 가벼웠다는 것이 아니다. 1부가 브라이트 사이드’였다면 2부는 다크 사이드라 할 만큼 분위기의 차이가 있다. 1, 2부의 공통점은 기존 보이밴드의 음악과 비교를 불허할 만큼 놀라운 완성도를 선보이고 있다는 것. SHINe (Medusa Ⅰ)’과 ‘Dangerous (Medusa Ⅱ)’, ‘오르골 (Orgel)’과 같은 곡은 분명히 기존 아이돌 댄스에서 진보된 (progressive)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제 샤이니 앞엔 그 누구도 없다.

 

 

 <Why So Serious?> - The misconceptions of me>

 

최민우: 전작과 마찬가지로 국내 음반처럼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최신 팝 음반처럼 들리는 것도 아니다. 전작보다는 덜 대중적이지만 집중력은 더 좋다. 상업적 결과와 관계없이 멤버들과 작곡가, 프로듀서들은 작품을 만들었다는 자부심을 공유하고 있지 않을까. 7/10

최성욱: 앨범 소개 글의 컨템퍼러리 밴드라는표현에 피식 웃음이 나오지만, 틀린 말도 아니다. 여느 댄스 록 밴드보다 응집력 있는 사운드를 보여주고 있고, 곳곳에 배치된 음향 효과도 임팩트가 있다. 순진무구한 돌직구로 일관하는 노랫말만 여전히 과거를 향한다. 이것도 전략일까? 7/10

 

▶강명석 칼럼 (웹 매거진<izm> 편집장)

 

- 샤이니의 아이러니

샤이니의 신곡 ‘Why so serious’는 제법 아이러니한 질문이다. 사랑에 빠진 좀비라는 콘셉트부터 단순하지 않은 이 노래에는 관성적으로 쉽게 만들어진 구석이라고는 없다. 샤이니는 이 노래에서 정신없이 날뛰며 이전과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들은 좀비의 걸음걸이를 흉내 내고, 깜짝 놀라는 표정까지도 안무에 담아내며 뮤지컬의 한 장면처럼 이야기를 보여준다. 게다가 가요의 진행 방식과 사뭇 다른 노래는 기억에 남는 절정부를 만드는 대신 포인트를 병렬하는 방식으로 음악의 긴장을 조성한다. 각자 다른 느낌의 대목을 부르던 멤버들은 고음부에서는 합창을 하며 노래의 밀도를 높이고, 그것은 하모니가 아닌 박력을 조성한다. 고음의 애드리브로 노래의 클라이막스를 담당했던 메인보컬 종현이 활동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샤이니의 무대에 큰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여백을 느낄 여지를 두지 않은 치밀한 계획과 기획 덕분일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샤이니가 궁극적으로 그려내고 싶은 그림은 정교하게 구성된 아이돌 댄스 그룹의 모습이 아닌 것 같다. 온유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노래를 붙들고 있는 동안 태민은 호전적인 보컬을 통해 노래에 록의 분위기를 더한다. 런던의 느낌을 드러내는 의상 뿐 아니라 좀비라는 아웃사이더의 코드까지 ‘Why so serious’는 샤이니의 지향이 다른 형태의 밴드임을 공공연히 암시하고 있다. 심지어 인기가요에서는 아예 백밴드를 동원해 무대 전체의 어지러움을 노출해 버리기도 했다. 기타를 직접 치거나 강렬한 리프를 삽입하지 않아도 샤이니의 무대에는 댄스그룹이 발산 할 수 없는 종류의 활기가 있으며, 이것은 SM 엔터테인먼트가 오랫동안 추구해 온 아이돌의 시스템에 록을 이식하는 실험의 진일보한 결과물로 보인다. 그리고 비틀대는 걸음으로 걷는 나름의 방법을 발견한 이종 교배의 아이돌에게 이 순간은 성취가 아니라 도전의 서막일 것이다.

 

 

▶ 샤이니 Why So Serious?

평점VERYGOOD

 

샤이니의 신곡 [Why So Serious?]는 강렬하고 짜릿하다. 밴드적 편곡의 묘미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만들어진 곡이다.

단순히 퍼즈 이펙터로 내달리는데에 그치지 않고, 강성의 연주에서 갑작스럽게 명랑하게 변주하는 기타 리프의 짜임새는 단연 압권이다. 훵키(Funky)한 건반 루프 역시 더한 나위 없다. 강성 록 편곡을 차용하고도 곡이 어렵지 않게 귀에 감도는 것은 이러한 수준 높은 짜임새가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

여기에 고저를 급작스럽게 넘나드는 독특한 리듬 얼개는 다 아이돌 그룹과 샤이니와의 차별적 지점을 뚜렷하게 만들어내며 사실상 현 아이돌 씬의 독보적인 감각을 갖춘 팀이라는 것을 입증한다. 메인보컬의 부재 속 에서도 태민들의 활약으로 날렵하게 불렀다는 것 또한 매력적인 요소로 다가온다. 전반적인 음역대가 높은 핏치로 작곡 되었음에도 막힘 없는 시원한 보컬 드라이브로 청량한 음악을 만들어냈다. 전작 [드림걸(Dream Girl)]의 소년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SM 음악에서는 이례적인 쇳소리(철성)까지 섞어가며 록 음악에 가장 근접하게 불렀다.

 

동방신기 시절의 SM 음악이 난해하고 조잡스러울 정도로 복잡한 느낌이 강했다면, 샤이니의 음악은 훨씬 대중적인 노선을 택하면서도 고급스럽다. [Why So Serious?] 쯤 되면 한류의 수준이 낮다는 일부의 우려마저 한 방에 불식 시킬 수 있는 곡이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특수 구조 속에서 나올 수 있는 최선, 최고의 곡으로, 여전히 한류에 싸이만이 전부는 아님을 입증하는 곡이다.

 

 

 

 고민한 흔적은 역력하다. 괴물같은 보컬 능력을 가진 샤이니라는 그룹에 대중성에, 스타일리쉬함도 더했어야 하니 말이다. 그래서 선택한 장르는 펄키락이다. 장르 자체만 보면 분명 아이돌로서는 특이하다   있다. 그러나 샤이니의 신곡 Why So Serious? 사자성어로 표현하자면 과유불급이다. 너무 많이 고민하다 보니 방향이 심하게 엇나갔다.


굳이 펑키락을 붙이지 않아도 샤이니는 최근에 충분히 펑키한 그룹이었다. 그 펑키함 만으로는 부족했는지 여기에 락의 요소를 끌고 왔다. 그 표현 방식은 다분히 일차원적인 사고다. 보컬이 샤우팅만 하면 그것이 락인가? 여기에 감성은 정말 이질적이게도 같은 소속사의 여그룹 f(x)의 감성을 가사 전반에 끌고 왔다. 그 부작용은 곡 곳곳에서 흘러 넘친다. 샤이니의 펑키함에 갑자기 f(x) 노래 한구절이 튀어 나온다. 곡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삐그덕 삐그덕거린다.

 

SM이라는 소프트웨어는 백신이 필요하다

 

샤이니라는 그룹은 보컬이 매우 출중한, 그러니까 하드웨어가 여타 아이돌과 급이 다른 좋은 그룹이다. 그러나 이 좋은 하드웨어를 어쩐 일인지 SM이라는 소프트웨어는 제대로 써먹질 못한다. 그나마 셜록-드림걸로 어느 정도 대중과의 접점을 찾아 바이러스에서 치료된 듯 했으나 다시 SM의 병이 도지고야 말았다.

 

너무 복합적인 요소를 섞다 보니 곡의 매력이 전혀 살지 않는다. f(x)가 가사가 난해해도 인기를 끌 수 있던 것은 그 독특한 가사를 잘 씹어 내 뱉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샤이니의 이번 신곡을 보면 그 어떤 샤이니 곡보다 가사가 잘 들리지 않는다. 이건 샤이니의 책임이 아니라 전적으로 정신나간 켄지를 비롯한 작곡가와 작사가 라인의 잘못이다. f(x)의 독특한 가사는 미디엄 템포의 댄스곡에서 최강의 매력을 뽐냈다. 그래야 난해한 가사를 오물오물 잘 씹어 뱉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Why So Serious? 는 어떠한가? 가사를 채 제대로 내뱉기도 전에 다음 가사를 전달 해야 한다. 이 난해한 가사를 소화하기엔 빠른 비트의 곡이 가사를 채 제대로 씹을 틈을 주지 않는다. 아무리 먹방이어도 제대로 씹고 맛을 제대로 음미해야 그 음식이 맛있어 보이는 것이지, 제대로 씹지도 않고 음식을 들어가는 족족 넣기에만 바쁘다면 그건 도리어 혐오에 가깝다. 가사가 그나마 평범하기라도 했으면 그냥 흘려 지나가더라도 익숙한 문장구조라 사람들은 쉽게 가사를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배려조차 없다. 그저 유니크함만이 최고라며 자부하는 듯한 인상이다. 

 

샤이니라는 그룹을 데리고 이렇게 리듬감 없어 보이게 만드는 것도 대단한 능력이다. 음역대는 샤이니에게 맞는 편안한 음역대를 주었다기 보다 하드웨어를 과시하기 위해 고음을 쉴 새 없이 강조한다. 여태까지 샤이니 곡 중에서 샤이니가 이렇게까지 곡을 장악하지 못하고 갈 길 잃은 채 방황하는 모습은 실로 처음이다. 심지어는 고음에서 버거워 보이는 부분도 눈에 띈다. 여기에 멜로디 라인 마저 유니크 함을 강조하려다 보니 대중성이 떨어진다. SM의 기획력은 분명 대단하다. 그러나 SM은 종종 정신줄을 놓는 듯 하다. 한동안 잊은 듯한 SM의 병이 다시 도지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든다.

 

 

▶ 샤이니는 데뷔초부터 컨템포러리를 전면에 내세우며 다른 그룹과 스타일을 달리하며 유행을 선도할 것이라 공언 해왔다. 분명 데뷔초의 누난 너무 예뻐나 여타 댄스곡은 다른 아이돌에게서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감성이었으며 그러면서도 대중과의 접점을 잘 찾았다. 그러나 이후 행보는 과면 스스로 컨템포러리를 붙일 자격이 있는지에 의문을 갖게 했다. 컨템포러리보다는 매니악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유니크한 것은 분명 뻔한 것 보다는 좋을 수 있다. 그러나 유니크가 반드시 하이퀄리티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샤이니를 보면 패셔니스타 같다. 스스로의 유니크함은 분명있다. 그러나 패셔니스타가 항상 베스트에 뽑히는 것은 아니다. 너무 과하면 워스트가 되기도 한다. 샤이니의 이번 신곡은 패셔니스타가 워스트에 뽑힐만한 스타일을 들고 나온 느낌이다. 잔뜩 화려하게 치장했지만 각 요소는 조화 되지 못하고 서로 따로 논다. 게다가 워스트에 뽑힌 전력은 이번 한번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너무 샤이니는 달라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 잡혀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샤이니 정도의 하드웨어면 어지간한 소프트웨어는 다 소화할 수 있다. 그러고도 충분히 좋은 결과물을 내 놓을 수 있다. 샤이니가 추구해야 할 것이 컨템포러리인지 아방가르드 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현재의 샤이니는 대중을 선도하기 보다 소수의 매니아층을 데리고 그들만의 월드를 구축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SM이 왜 대체 이런 컨셉을 잡는지 알 수 없다. 분면 f(x)의 경우 그 유니크함만으로 대중과의 접점을 잘 찾긴 했지만 그것이 샤이니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러기엔 샤이니가 너무 오버스펙이다.

 

왜 매니악 하지 않아도 충분히 어필 할 수 있는 보컬 라인을 두고 굳이 어려운 길을 가려 하는가? Why So Serious? 라는 질문은 도리어 SM에게 하고 싶다. 지금 샤이니에게 필요한 것은 난해한 유니크함 보다는 대중적인 지지를 획득하는 일이다. 어렵사리 셜록-드림걸로 구축한 대중의 지지를 다시 난해한 곡으로 날리게 생겼다. 과연 이 노래를 샤이니 팬이 아니고서야 어떤 사람들이 들어 줄 것인가? 거기에 대해 SM이 정말 자신있게 대답을 내놓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