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도 진구도 미혼인데 왜 온유는 애 아빠일까. 매회 여성 시청자들을 설레게 하는 '태양의 후예'에서 온유는 비장의 히든카드, 그나마 새어나가려는 1%의 시청자까지 철통방어하는 또 다른 판타지는 아닌지.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연출 이응복 백상훈)는 성비가 안 맞다. 굳이 화면 속 인물을 세어보지 않더라도 우르크 전쟁통 부대가 배경이니 현 성비는 안 맞을 수밖에 없다. 유시진(송중기 분), 서대영(진구 분)에게선 수컷 냄새가 물씬 풍긴다.
이 삭막한 전쟁에서 홀로 수컷 같지 않은 이가 바로 이치훈(온유 분)이다. 종일 웃는 낯에 말투는 통통 튀고, 남들은 피 묻은 군복 차림일 때 혼자 잘 다려진 순백의 의사 가운을 입고 등장하지 않나. 캐릭터는 또 얼마나 발랄한지. 강모연(송혜교 분)이 난데없이 문에 청진기를 대고 있으면 옆에 와서 같이 청진기를 들이밀고 "문이 많이 아픈 거냐"고 거들고 윤명주(김지원 분)가 "나한테 작업 거는 거냐" 오해하니 자신에게 결혼 상대가 있다고 밝히는 대신 "별로 안 예쁘신데?" 응수한다.
그런데 이 사람, '곧' 유부남이다. 뱃속에 태아도 있는 애 아빠다. 설정만 그런 게 아니라 지난 2회에서 어엿한 약혼녀 장희은(조우리 분)과 함께 등장하기도 했다. 흉부외과 레지던트 1년 차로 어림잡아 의예과 2년, 본과 4년을 마치고 인턴을 갓 수료한 상태인 그에게 예비 처자식이 있는 셈. 유시진 강모연이 계속 사랑을 키워가고 이미 깊은 러브라인 배경을 소유한 서대영과 윤명주는 애달피 엇갈릴 때 이치훈은 한국에 처자식을 둔 채 우르크에서 꽃미소를 뿌린다. 그 미소에 딴 마음이라곤 눈곱만큼도 없어 보이는 게 포인트다. 유시진, 서대영은 남자의 본능인지 지나가는 여성에게 눈길이라도 주지만 이치훈은 슈바이처를 모토로 그저 화초처럼 피어 있다.
'태양의 후예'에는 판타지가 즐비하다. 여성 시청자의 심장을 한순간에 쿵 떨어뜨릴 만큼이다. 오글거리는 대사도 송중기 입에서 나오면 그걸로 됐고, 비현실적일 만큼 이타적인 진구의 사랑도 카리스마로 개연성을 얻어 버린다. 그런데도 취향을 저격당하지 않았다면, 의사 온유 선생님이 떡하니 출구를 막고 있는 셈이다. (사진=KBS 2TV '태양의 후예' 5회 캡처)
http://media.daum.net/entertain/drama/newsview?newsid=20160310154026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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