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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de

[SS프리즘] '서가대' 대상 놓친 샤이니가 빛난 이유


[스포츠서울닷컴│박소영 기자] 또 놓쳤다. 사실 이번에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또다시 대상 트로피는 후배에게 주어졌다. '데뷔 7년 차' 샤이니(멤버 온유, 종현, 키, 민호, 태민)는 아쉽지만 대상 수상을 다음 기회로 넘겼다.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잠실체육관에서 '제23회 하이원 서울가요대상'이 열린 가운데 엑소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신인상을 받은 엑소는 1년 만에 '대세'의 자리에 올라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대상을 따냈다. 

그 쟁쟁한 선배들 가운데 샤이니가 있었다. 하지만 샤이니는 본상, 하이원인기상, 한류특별상 등 3관왕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주 열린 '제28회 골든디스크'에 이어 또다시 대상을 쏙 뺀 3관왕이다. 

대상을 제외하고 시상 내역 중 급이 높은 편에 속한 수상 부문은 디지털음원상과 최고음반상이다. 여기에서 엑소가 '으르렁'으로 디지털음원상을 받았기에 대상은 샤이니가 아닐까 하는 예측이 쏟아졌다.

샤이니 팬들은 발표 직전까지도 수상을 의심하지 않았다. 팬 커뮤니티에 '샤이니 4관왕'이라는 성지글이 올라올 정도였다. 그러나 대상에는 엑소의 이름이 불렸고 샤이니의 팬들은 좌절했다. 

샤이니(흰 옷)가 대상을 받은 후배 엑소와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박진업 기자

그럼에도 샤이니의 얼굴은 밝았다. 엑소의 수상에 가장 먼저 후배들을 껴안고 축하해 준 건 샤이니였고 엑소가 상을 받는 내내 자리에 서서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2013년 가요 시상식 대상 트로피를 싹쓸이한 까마득한 후배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함께 기뻐했다. 

앙코르 노래가 흘러나오자 샤이니는 제 무대인 듯 '으르렁' 춤을 추기 시작했다. 한솥밥을 먹는 동생들의 가장 기쁜 순간에 주인공들보다 더 신난 듯 보였다. 소녀시대, B1A4, 인피니트 등 함께 자리한 다른 아이돌도 어깨춤을 췄지만 샤이니는 더욱 눈길을 끌었다. 

2009년 '서울가요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은 샤이니는 차곡차곡 단계를 밟아 현재의 자리에 올랐다. 물론 더 올라갈 곳은 있다. 대상이 궁극적인 목표라면 아직 남았다. 하지만 샤이니에게 더 이상 트로피의 무게나 개수는 중요하지 않았다.

샤이니가 '서울가요대상' 한류특별상을 받고 겸손한 소감을 남겼다. /서울가요대상 방송 캡처

이날 샤이니는 시상식 자체를 즐겼다. 포토월에서도 밝은 미소를 잃지 않았고 방송 중간중간 카메라가 자신들을 잡으면 센스 있는 표정과 포즈로 지켜보는 이들을 웃음 짓게 했다. 2년 연속 인기상을 받은 뒤에는 "당연히 저희가 탈 줄 알았죠"라고 너스레를 떨 정도로 샤이니는 시종일관 여유가 넘쳤다. 

무대에서는 CD를 먹은 듯한 완벽한 라이브로 팬들의 눈과 귀를 충족시켰다. '와이 쏘 시리어스' 무대에서는 로맨틱 좀비로 변신해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펼쳤고 이어진 '에브리바디'에서는 흐트러짐 없는 열창으로 음악 팬들의 입을 쩍 벌어지게 했다. 

실력파 샤이니이기에 가능한 라이브 무대였고 '7년 차'이기에 욕심을 버린 시상식이었다. 1보 전진을 위한 2보 후퇴였다. 어쩌면 샤이니는 대상을 놓친 게 아니라 더 높은 곳으로 오르기 위해 숨을 고르고 있는 것일지도.